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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11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11

     

     

     

    GMF 2011에 싸이월드 프레스로 가게된 탐음매니아 두 사람
    지방은 오전까지 비가 내리고 있어서 '올해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는 역시 비느님이었구나.' 싶었는데, 우려와는 달리 너무나도 맑고 따뜻한 날씨 속에서 Grand Mint Festival 2011(이하 GMF)은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10월 22일, 23일 양일간 가까운 도심의 올림픽공원에서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함께 피크닉 온 듯한 기분으로 페스티벌을 즐겨보았습니다.

    (물론 저희는 취재하느라 쉬지 않고 무대 곳곳을 누볐고, 그 결과, 한명은 입원중. 한명은 정형외과 통원치료 중입니다. ㅠㅠ)
    페스티벌을 접하는 시각이 서로 다른 두 탐음매니아의 대화 후기
    페스티벌을 처음 가보는 고정석(이하 고). 여러 성격의 페스티벌들을 다녀온 햇빛윤(이하 윤). 분명 서로 느끼는 게 달랐을 텐데요. 꾸밈없이 편안하게... 서로 나눴던 대화와 각자의 생각을 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페스티벌의 특성상 모든 뮤지션의 공연을 보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아쉽게 놓친 뮤지션들이 많습니다. 많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타임테이블을 보면서 머리를 쥐어짰으나 결국 두 탐음매니아의 취향이 다분히 많이 포함된 공연들 위주로 취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다뤄지지 않았던 좋은 공연들은 우리 댓글로 함께 나누어 보아요! 원하는 아티스트가 없다고 몰아붙이시면, 저희 울어버릴 거예요.

     

     

    1일차 (10.22. SAT)


    취재가 확정되고, 타임테이블 보며 의견을 주고받으며 아티스트를 선택하는 것부터, 일교차가 큰 날씨를 걱정하며 여러 가지 준비물들을 챙기느라 서로 연락을 해왔으며, 음악이라는 공통된 분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 만났음에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하하하. 일단 맥주부터 까자. 잠실역에서 만나 올림픽공원까지 10분여를 걸어야 했기 때문에 대낮에 맥주를 마시며 걸었습니다. 둘 다 지방에서 올라와서 이미 지쳐있었던 건 안자랑. 배낭에 카메라에 바리바리 싸짊어지고, 저 앞에 돗자리를 들고가는 사람들을 따라갑니다.

    매표줄이 엄청 길다!!! 우리 어디로 가야돼?

    고 : 어리버리. 멀뚱멀뚱. 든든한 동행 프레스만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윤 : 프레스 자원봉사 2년차. 슉슉-부스를 찾아 스텝들에게 프레스 명단 확인과 촬영 가이드라인을 묻습니다.
    잽싸게 카메라 챙겨들고 스테이지로 이동.

     


    몽니 (Monni)
    14:10 Mint Breeze Stage

     


    고 : 조금 늦게 도착했지만 멀리서 몽니의 노래가 울려퍼졌을 땐 꽤 감동적이었어요. 맥주 한 캔하고 따뜻한 햇살, 아늑한 공원, 멀리서 들리는 달달한 멜로디. 뭔가 GMF스러운 느낌이 난다고 해야 하나?

    윤 : 몽니!!! 라이브 엄청 잘한다고 들었었는데, 오자마자 맛깔나는 라이브와 맞닥뜨리니 이제야 잠이 깬다. 진짜 페스티벌에 오긴 왔구나. '그대와 함께'를 부르는데, 소름 파바박! 역시 소문날 만한 라이브였어.

     


    장윤주 with GMB (Grand Mint Band)
    15:00 Mint Breeze Stage

     


    고 : 올스타 세션 그랜드 민트 밴드하고 함께 공연한 페스티벌 레이디 장윤주씨의 공연도 좋았어요. '예능계의 신흥 아이콘'다운 말빨과 1집의 대부분의 노래를 작사, 작곡한 아티스트적인 면모까지, 왜 진작 페스티벌 레이디로 안 뽑혔나 싶더라구요. 원래 앨범도 못 불러서 더 풋풋하고 좋았는데 노래 실력도 는 거 같더라구요. 살랑살랑부는 바람하고 'Fly Away'는 너무 잘 어울렸던 조합이었어요.

    윤 : 사실 난 기교있고 과한 보컬보단 조근조근하고 담백한 음색을 좋아하니까. 장윤주님 한 번 쯤은 듣고 싶었는데, 실력파 세션맨들로 구성된 빅밴드 느낌의 GMB와 함께여서 더욱 좋았던 무대였어. 정말 그 시간, 그 무대에 딱 어울리는 아티스트였어.

    고 : 맞아요. 그 순간 만큼은 모델도, 예능인도 아닌 아티스트 장윤주!

     


    자우림
    18:30 Club Midnight Sunset

     

    고 : 원래 김윤아님의 마성의 매력을 더 좋아하는데, 페스티벌이라서 그런지 조금 자제한 느낌은 들었어요. 그래도 여전히 카리스마는 짱이더라구요.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고래사냥'은 확실히 함께 즐기는 선동가로는 최고!

    윤 : 자우림 라이브를 본 건 처음. 사실 'hey, hey, hey'로 알려진 초기부터 팬이었기 때문에 좀 믿겨지지 않았어. 중학교 때부터 용돈 모아서 CD를 사 모은 첫 아티스트 였으니까. 그 땐 김윤아님이 '명왕성의 악당마녀'라고 불렸지. 종종 내 리뷰에서 다룰 때면 극단적인 양면을 가진 뮤지션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알려진 곡들이 거의 밝은 곡이어서 그렇지, 인간 내면 깊숙한 우울함과 어둠을 누구보다 잘 표현하기도 해. 아직도 내 앞에 자우림이 있었다는 게 아득한 게, 마치 꿈꾼 것 같아. 그나저나 다들 나이를 안먹는구나. 나만 나이 먹었네. 싶어서 좀 슬펐었다...ㅠㅠ 10년 이상 멤버 교체 없이 꾸준하게 활동한다는 것 자체가 이들의 강한 결속력을 보여주는 거겠지. 슬슬 신나고 즐거워지기 시작했어.

    고 : 김윤아님은 정말 예뻤죠. 넋 놓고 바라봤어요. 방부제를 드시는 건지 게다가 대체 어딜봐서 유부녀이신 건지... 난 사실 일단 예뻐서 팬이예요.

    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퍼톤즈 (Peppertones)
    19:50 Club Midnight Sunset

     

     

    윤 : 페퍼톤즈의 음악들, 너무 좋아해. 나랑 비슷하지! 낙천적이야. '아무 걱정없이, 생각없이 사는 사람'. 밝고, 밝고, 밝아. 처음 듣고, 긍정긍정 열매를 먹은 음악이라고 생각했어. 봄날의 청량한 햇살같은 분위기라 마치 녹아버리는 버터가 되는 느낌. 세상 만사 근심걱정 사라지지, 적어도 이 노랠 들을 때 만큼은.

    윤 : 이장원(B), 신재평(G)으로 구성된 2인조. CM과 드라마 OST로도 많이 접할 수 있어. 들어보면 아, 이거였군. 싶을거야. 친근하고 귀여워. 역시 페퍼톤즈도 라이브를 본 건 처음이었는데, 완전 귀여우셔! 내 스타일이야! 친구 사이라는 두 분이 투닥투닥 거리시는 것도 귀여웠어. 역시 작품은 작가를 반영하는구나. 귀여운 분들이 귀여운 음악을 만들지. 두 분 다 카이스트 출신이라며? 엄친아가 여기 있네!

    고 : 카이스트 출신이라니! 세상은 늘 공평하지 않아요... 누나가 신재평님을 바라보는 눈빛은 이미 다 읽고 있었어요. 솔직히 아주 훌륭한(?) 노래 실력을 가진 건 아니었지만 친근한 보컬은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서 좋아요. 이 무대는 누나 말대로 긍정적인 노래가 못 불러도 대책없이 긍정적인 보컬과 만나서 긍정 시너지 마구마구 분출하는 기분이었어요.

     


    노리플라이 (No Reply)
    21:00 Loving Forest Garden

     


    고 : 노리플라이의 무대는 넬을 포기하고 갔었는데도 아쉬움이 전혀 남지 않았어요.(라고 하면 넬 팬분들이 화내려나..ㅠㅠ) 수변무대의 습한 분위기에 녹아내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달까? 캄캄한 밤인 데다가 다른 무대보다 훨씬 더 집중하게 되는 구조라서 몰입이 더 잘됐던 거 같아요. 첫 노래 시작하는 순간 빠져들었어요.

    윤 : 노리플라이는 어딘가 Holy한 느낌이 있어. 교회오빠느낌. 하하하. 전에 노리플라이 리뷰 쓴 적이 있어서 그런지 친근했어. 라이브인데, 음원이 거의 차이가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세션맨들에 더 눈이 갔어. 하하하. 칵스의 천재소년, 숀과 데이브레이크의 김선일님. 하하하. 수변무대는 집중이 잘되고 분위기는 좋지만, 너무 추워... 그래서 좀 더 일찍 빠져나가려고 했는데, 자꾸만 좋은 노래들이 날 붙잡아서 발걸음이 안 떨어지더라. 나가다가 서서 듣고, 나가다가 앉아서 듣고... 결국 무대를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노리플라이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나왔어.

    고 : '갈까? 가야되는데.' 를 몇 번이나 말하면서도 결국은 다시 주저앉았었죠. 개인적으로는 GMF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을 하지 않나 싶어요.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브라스와 첼로, 거기다가 노리플라이 만의 90년대 감성, 너무 좋았어요.

     

     

     

     

     

     

     

    2일차 (10.23. SUN)


    윤 : 힘들어...첫째 날도 힘들었는데, 둘째 날도 피곤에 쩔어서 만났어. 정말 전투적인 스케줄이지. 어쩔 수 없어. 페스티벌이잖아! 그리고 이건 여러 개의 스테이지를 운영하는 페스티벌의 고질적인 문제인데, 기회 비용을 따져야 해. 누굴 포기할(?) 것인가. 사실 이걸 정하는 것 부터가 엄청 피곤한거야... 다 놓칠 수 없다고!!! 엉엉. 페스티벌은 언제나 나를 시험에 들게 해.

    고 : 둘째 날은 거의 'Club Midnight Sunset'에서 보냈던 거 같아요. 초반에 국카스텐-칵스-문샤이너스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타임테이블을 보면서 가장 기대했던 순간이었어요.

    윤 : 그래! 난 상관 없어. 칵스만 보면 되니까. 너가 하고싶은대로 해. 사실 정하는 거 고민되서 귀찮아.

    고 : 만사가 이런 식이야. 긍정은 좋은데 나에게 너무 가혹한 결정권을 내려주셨어...

     


    국카스텐 (Guckkasten)
    12:30 Club Midnight Sunset

     


    고 : 첫 무대였던 국카스텐은 어쿠스틱으로 꾸며졌었죠? 확실히 어쿠스틱하게 연주해도 국카스텐만의 독특한 느낌이 묻어나더라구요.

    윤 : 헉! '거울'을 정말로 어쿠스틱으로 부를 줄이야!!! 기대했던 무대였는데, 조금 아쉽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어. 국카스텐은 확실히 라이브가 갑이야.

    고 : 하현우의 보컬은 그 자체가 싸이키델릭인 거 같아요. 악기 구성을 넘어버리는 보컬의 색. 특히 가성으로 허밍할 때는 막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냅다 내지를 때는 묘한 슬픔과 카타르시스도 느껴지고. EP앨범에서도 들었던 '붉은 밭' 어쿠스틱 버전은 여전히 좋았어요.

     


    칵스 (KOXX)
    13:40 Club Midnight Sunset

     


    고 : 이어진 칵스의 무대는 넋을 놔버렸지요. 칵스 1집 발매기념 단독공연에 이어서 두번째로 봤는데, 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더 농밀하고 더 강력해진 느낌이었어요. 특히 한혜진씨! 등장부터 포쓰가 넘치더니 쫄쫄이 란제리룩으로 흔들던 깃발 퍼포먼스에서는 그냥 얼어버렸어요. 완전 압도. 별다른 멘트없이 달려서 더 신났던 무대였어요.

    윤 : 칵스는 벌써 3번째 라이브.(쌈싸페, 글로벌게더링, 그리고 GMF) 언제나 신나는 자랑스러운 슈퍼루키! 아가들이라 그저 귀여워! 궁디팡팡 해주고 싶어! 늘 열정적인 보컬 현송군, 시크한 수륜군, 천재 숀군, 귀여운 선빈군, 꽃미남 사론군까지. 으구! 귀요미들! 사실 이 멤버들이 각자 개성들이 강해서 시너지 효과가 더 큰 거 같아. 그래서 한혜진님과 퍼포먼스가 어색하지 않았고, 많이 준비한 무대라는 게 느껴졌어. 미친 듯이 달리는 거야 당연했고... 칵스 바로 전에 아는 분을 만났는데, 어제 잠을 못자서 피곤하다고 나가서 쉬겠다는거야. 칵스인데, 어딜 가냐고 붙잡았지. 공연 끝나고 보니, 가방 던지고 놀았대. 그 뒤로 계속 앉아 있더라... 진이 다 빠졌다며...쯧쯧.

    고 :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물론 한혜진님만 멍하니 바라 보느라 체력은 좀 비축했지만. 그 체력은 고스란히 다음 공연에서 소진해버렸죠.

     


    문샤이너스 (The Moonshiners)
    14:50 Club Midnight Sunset

     


    고 : 문샤이너스는 칵스 때보다 관객은 줄었지만 열기는 가장 뜨거웠던 거 같아요.

    윤 : 사실 난 홍대 인디밴드를 펑크로 접했어. (당시엔 드럭엔 크라잉넛, 문화사기단엔 노브레인.) 차승우님이 활동한다고 듣기만 했었는데, 이렇게 보게 되니 역시 좋더라. 이 분도 왜 안 늙으실까. 슬램존은 이젠 힘들어서 가까이 가진 않았지만 즐거운 공연이었어.

    고 : 나 결국 카메라 맡기고 중앙으로 뛰어들었잖아요. 오늘만큼은 무덤덤하게 공연하지 않겠다던 15년차 베테랑 뮤지션 차승우님의 각오에 걸맞는 화끈한 무대들의 연속이었어요. 결국 앵콜 때 무대 아래로 내려오기까지 하고. 특히 '푸른밤의 Beat' 부를 때 영혼이 떠나가는 기분? 아무튼 저한텐 손에 꼽고 싶을 만큼 즐거웠던 공연이었어요. 그리고 전 여기부터 방전.. 공연 보러온지 이제 겨우 세 시간이었는데...

     


    데이브레이크 (Daybreak)
    16:00 Club Midnight Sunset

     


    윤 : 난 사실 GMF에 데이브레이크 보러온 거야. 정말 힘들고 지쳤을 때, 너무 많은 힘이 되어준 음악. 너무 보고 싶었어. 프레스 존에서 카메라는 바닥에 내려놓고, 무대 바로 앞에 앉아서 따라 부르는데, 눈물이 핑-도는거야... 아. 지금도 눈물날 것 같아. 음악이 날 위로하는 기분, 정말 오랜만에 다시 느꼈었거든.

    어제 노리플라이 세션하신 김선일(B)님, 손가락 다치셨는데도 전혀 문제 없이 하셔서 멋있었어. 그리고 내 리뷰, 최고의 칭찬이라고 해주셔서 오히려 내가 더 감동받았던 정유종(G)님. 오늘 잘할 거라고 하셨는데, 정말 잘하셨어요! 짝짝짝! 썬그라스 끼고 등장하신 최고의 보컬, 이원석(V)님. 아 싱그러운 눈웃음. 양말까지 귀여웠어! 김장원(K)님. 사실 건반은 보통 사이드나 뒤쪽에 있어서 그게 싫었는데, 앞쪽에 배치해주시니 좋았어. 떼창하기 좋게 스크린으로 가사 쏴주는 센스! 내 GMF에 대한 기대는 데이브레이크가 완벽하게 충족시켜줬어. 들이받고 또 들이받아봐도~ 들었다 놨다 해~ 에라, 모르겠다~집에 안갈랜다~ 소녀 팬 빙의했어. 최고최고!!! 너무 좋아!!!

     


    글렌체크 (GLEN CHECK)
    16:30 Blossom House

     


    윤 : 일렉트로닉 밴드. 2인조에서 드럼을 영입해 최근 3인조가 되었어. 올해 데뷔했는데, 지산락페, 글로벌게더링 등 굵직한 페스티벌에 참여했어. 지산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기 시작했던 게 좋은 영향을 끼쳤던 것 같아. 얼마 전 홍대에서 영국 출신 일렉트로닉 뮤지션 '맥스툰드라' 공연에서 오프닝을 했었고, 그 때 처음 봤었어. 그 날, 세팅이 좀 늦어져서 술 많이 마시고 연주하던, 나에겐 조금 키치한 이미지야. 음악은 샤방샤방 귀여운 느낌. 그들의 곡 중에 좋아하는 '60's cardin'이 나와서 즐거웠어.

    고 : 저도 이 밴드 '60's cardin' 듣고부터 보고 싶던 밴드였어요. 상당히 앳되어 보이던데, 어린 친구들이 매력있는 음악 참 열심히 하는구나 싶었어요.

     


    SHAUN (KOXX) / 한혜진 (모델)
    17:30 Ghost Dancing

     


    윤 : 해외에서도 유명하고, 종종 홍대놀이터에서도 하는 사일런트 디스코. 고스트댄싱 스테이지가 마련되어 있어서, 인디밴드 멤버들의 DJing 실력을 뽐내는 시간도 있었어. 헤드폰에 주파수를 맞추면 음악이 들리는데, 두 주파수에 세팅이 되어있어서 선택해서 들을 수 있어. 난 초반에는 칵스의 신시, 숀군을 들었어. 글로벌게더링에서 아이패드 들고다니면서 아는 노래 틀어달라고 하던 숀군이었으니까! 빵빵 터지는 일렉을 틀꺼라고 기대하고 있었지. 근데 완전 빗나갔어. 트위터에서 신청곡 받는 걸 보긴 했었는데, 세상에나! 노리플라이, 요조, 글렌체크, 아침, 게다가 티아라와 HOT까지. 국내 인디와 K-pop 믹셋이었어! 한혜진님은 black eyed peas의 The Time(Dirty Bit)같은 포멀한 곡들. 결론은? 둘 다 다른 매력. 좋았어! 사실 이 스테이지가 가장 내 스타일!!!

    고 : 함께 갔지만 누나는 보이지 않고, 이 사람 또 숀군의 매력에 녹아들었구나 싶어서 전 김C를 보러 Club Midnight Sunset으로 다시 고고!

     


    뜨거운 감자
    17:20 Club Midnight Sunset

     


    고 : 뒤늦게 뜨거운 감자 공연을 보러 갔는데, 다행히 좋아하던 '생각'이 흘러나오고 있었어요. 관객들 반응도 좋았고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C의 무대 매너도 좋았어요. 뜨거운 감자의 독특한 시선을 참 좋아해요. 김C 특유의 에둘러 말하는 화법은 방황하는 청춘에게 방향을 알려주지는 못해도 말 없이 소주 한잔 건네는 선배 같은 이미지예요.

    노래 솜씨 좀 한 번 뽐내보라던 떼창 유발곡 '고백'도 좋았고, 마지막 곡이었던 '맛 좀 봐라'에서 김C의 무대매너 폭발! 뜨거운 감자 맛 제대로 봤던 무대, 다 같이 뛰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노래가 끝날때마다 외쳤던 "Thank you!"가 아직도 생각나요.

     


    소란 (Soran)
    18:40 Blossom House

     


     : 쌈싸페에서도 봤던 소란. 고스트댄싱 스테이지 갔다가 DJing 마치고 나오시는 고영배(V)님을 맞딱뜨렸어. 아. 소란 가야지... 입담으로도 유명한, 하지만 이젠 '가을목이', '준비된 어깨'로 더 유명한 소란. 이태욱(G)님 머리 자른 게 더 잘 어울리더라. 오늘도 기타줄 끊으려나 싶었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짧았어. 아쉬워!!! 도란도란 작은 스테이지에서 가족같은 분위기. 흥해라!!! 소란!

     


    타히티 80 (Tahiti 80)
    18:50 Club Midnight Sunset

     


    고 : Tahiti 80의 공연은 완전히 여성분들을 위한 공연이었어요. 본인들도 노래 중간중간에 이야기 하더라구요. 이 노래는 여기 계신 여성 분들을 위한 노래라고. 특히 'Something about you girl'같은 노래부를 때. 그럴 때 마다 터져 나오는 여성분들의 환호를 들으니 묘한 질투심도 들고.. 응?? 아무튼 공연 내내 너무 달달했어요. 신나는 로큰롤무대 마저도 달달하게 들리니 그 곳에 있었던 여자 사람들은 참 좋았을 거 같아요. 물론 뭐, 저도 좋았어요.

     : 아. 늦어서 잠깐 밖에 못 봤어!!! 또 와 주세요... 좋았다는 사람들 너무 많던데... 아쉽다. 흑흑.

     


    스윗소로우 (Sweet Sorrow)
    19:20 Mint Breeze Stage

     


     :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스윗소로우. 특유의 달콤한 보이스와 익숙한 곡들로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였어. 위트있는 멘트들. 역시 예능의 힘!

    고 : 곧 있을 3집 앨범 수록곡도 미리 들려주기도 했었어요. 이소라님이 참여하셨다는데, 그 자리에 오지는 않으셨지만 성진환님의 성대모사는 들을 수 있었죠. 멀리서 듣다가 깜짝 놀랐잖아요. 이런 재간둥이!

     


    아침 (Achime)
    20:20 Blossom House

     


    고 : 좋아하는 '02시 무지개'로 시작된 Achime의 무대도 타임테이블을 보며 기다리던 공연이었어요. 아쉽게도 작은 무대인 Cafe Blossom House에서 30분간 진행되었지만. 얌전할 것 같던 보컬의 4차원 멘트 너무 웃기지 않았어요?

     : 난 사실 처음 들어봤고, 처음 봤는데, 다들 너무 신기한 캐릭터들이었어. 하하. 음악이 굉장히 좋더라. 팬들도 많고. 비록 작은 무대였지만, 한 목소리로 하는 듯 했던 떼창이 인상깊었어.

    고 : 원래도 팬이었지만 더더욱 팬이 되어버린 것 같은 무대였어요. 록 페스티벌 서는 게 꿈이였다고 했는데 다음에는 더 큰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어요.

     


    이적
    21:00 Mint Breeze Stage

     


    고 : 메인스테이지 마지막 무대였던 이적의 공연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뮤지션인 만큼 메인스테이지의 피날레에 잘 어울리는 무대였어요. 밤하늘에 별이 떠 있던 거 같았던 무대 위에서 '말하는 대로'를 부를 땐 진짜 짠-하더라구요. 사진 찍다가 넋 놓고 봤잖아요. 아아... 전 정말 방황하는 청춘이 맞나봐요. 유재석씨가 짠하고 나타나길 바랬는데 ㅎㅎ

    윤 : 응응! 빗방울이 살짝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Rain' 잠시 들려주셨을 때도 너무 좋았어.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도...

     

    되돌아보면서...


    고 : GMF의 가장 큰 매력은 올림픽공원이라는 접근성에 있는 것 같아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도시락 싸들고 연인끼리, 가족끼리 소풍 오듯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 덕분에 배는 좀 아팠지만...

     : 그러게. 근데 난 락페나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이 익숙해서 그런지, 돗자리펴고 누워서 음악 듣는 건 해본 적이 없어. 이번에도 결국 못했지만, 날씨도 좋고, 바람도 선선하고, 파란 하늘보며 듣는 것도 좋았을 거 같아. 물론 난 뛰어다니고, 스테이지들을 종횡무진 할거라 앞으로도 돗자리 펼 일은 없을 것 같아.

    고 : 독하다. 이제 몸 좀 생각해요. 안 그래도 이제 나이가... 하아... 아무튼 즐거웠어요. 내년에는 프레스 자격이 아니라 정말 돗자리 펴고 누워서 맥주 마시면서 편하게 듣고 싶어요. 맘 편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본 공연이 없는 것 같아. 몸 조리 잘하고, 다음 페스티벌에서 또 봐요!

    윤 : 가끔은 내가 즐기는 게 가장 우선인데, 촬영이나 리뷰 압박에 제대로 집중하거나 즐기기 어려울 때도 있어. 그래도 언제나 좋은 음악과 함께라면 그걸로 만족해. 페스티벌은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단공처럼 깊이 있고, 친밀해질 충분한 시간이 없는 게 단점이기도 하지. 그래도 페스티벌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가진 아티스트들과 만나는 것만으로도 설레이지 않아? 또 다른 공연과 페스티벌 리뷰로 찾아올께요! 다음에 또 함께 해요!

     

     

    2011.11.02

    글. 고정석/ 글. 사진 햇빛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11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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