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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2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2

     


    지난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2 Beautiful Mint Life 2012 (이하 뷰민라)에 다녀왔다. 내겐 첫 뷰민라 참가였는데, 꽤 마음에 들었다. 우선 날씨가 오프닝밴드 데이브레이크(Daybreak)의 노래만큼이나 "Sunny Sunny!" 했고, 그야말로 봄에 걸맞는 부드럽고 청량한 인디음악의 대향연!

    눈부신 햇살 아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아름다운 음악과 봄날처럼 온화한 관객들이 있었던 꿈결같은 페스티벌, 뷰민라 2012를 되짚어 본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2 이틀 간의 취재기


    2012. 4. 28 Sat 관람순서


    12:50~13:40 러빙 포레스트 가든 - 데이브레이크(Daybreak)
    14:40~15:15 화이트 문 라운지 - 바이바이배드맨(Bye Bye Badman)
    15:50~16:40 러빙 포레스트 가든 - 가을방학
    16:45~17:25 카페 블로썸 하우스 - 랄라스윗(Lala Sweet)
    17:30~18:20 러빙 포레스트 가든 - 이한철
    18:30~19:20 화이트 문 라운지 - 아침(Achime)
    19:15~20:10 러빙 포레스트 가든 - 페퍼톤스(Peppertones)
    20:00~20:50 화이트 문 라운지 - 칵스(The Koxx)
    21:05~22:05 러빙 포레스트 가든 - 10cm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2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2

     

    데이브레이크 (Daybreak)
    오프닝 밴드는 데이브레이크(Daybreak) [보컬 이원석, 기타 정유종, 베이스 김선일, 키보드 김장원]. 정말정말 놓치기 싫었지만, 일산행 버스가 2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는 지방거주자(=나)는 그들의 무대를 놓칠 수 밖에 없었다. 도착했을 땐 이미 데이브레이크의 마지막 곡이 들려오고 있었으니 시작부터 멘탈이 붕괴되고 눈물이 앞을 가렸다. 울부짖으며 공연장으로 뛰쳐들어갔으나 그들을 볼 수 없었다.공연 진행에 있어 한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기로 유명한 민트페이퍼. 공연이 딜레이되지 않기로는 국내 최고인 듯 하다. 앵콜곡 부르려면 뮤지션이 직접 공연시간에 맞춰서 미리 짜와야됨.

    첫곡으로는 박지성 헌정곡으로 잘 알려진 이번 신보에 수록된 '두개의 심장'. 이 곡은 집에 돌아가는 길에 들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self 토닥토닥. 그 밖에도 팝콘, Silly, Sunny Sunny, 회전목마, 들었다놨다, 모노트레인, 좋다, shall we dance?, 범퍼카... (순서무관) 나도 라이브로 듣고 싶었다. 하지만 못 봤으니 할말이 별로 없다. 보컬 이원석의 멋진(?) 쇼맨쉽으로 바지가 터지는 사건이 있었다는 소문만 들었다. 네. 저 그런 거 좋아합니다. 다음엔 차라리 맨 마지막에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해요. 데이브레이크!

     

     

    바이 바이 배드맨 (Bye Bye Badman)
    멘붕의 상태라서 일단 맥주부터 마시고, 어둠을 찾아 실내공연장 White Moon Lounge로 이동했다. 바이바이배드맨(Bye Bye Badman) [베이스 이루리, 드럼 정한솔, 건반 고형석, 보컬 정봉길, 기타 곽민혁]의 무대. 지난번 홍대클럽에서 봤으니, 두번째 보는 셈이다. 바이바이배드맨은 나와 동명의 베이스 이루리가 있어 왠지 친근하다. 미모의 여성 베이시스트가 있는 밴드는 남성 팬들의 지지도 많이 받는데, BBB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루리 사진 좀 많이 찍어달라는 형제들의 요청이 쇄도했으니 말이다.

    평균연령 20대 초반의 이 젊은이들은 밖에서 보면 여지없는 동네에 흔한 학생같은 모습인데 무대에 서면 돌변한다. 특히 키보드의 고형석은 이날 목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여지없는 무대매너를 보여줬다. 처음보면 '쟤 어떡하지...'싶고, 약간 걱정도 되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보다보면 적응+기대도 되고 은근한 매력이 있다. 뷰민라에는 처음 섰다고 하는데 데뷔 무대가 '지산밸리 락페스티벌'이었던 그들이어서인지 긴장하는 모습은 볼 수가 없다. 멤버들 각자 자신의 호흡이 있달까, '부조화의 조화'라는 느낌이다. Purify my love , 노랑 불빛, Tender(신곡인데 제목이 확실치 않다.), She don't know, Golden nightmare, Low의 순서로 진행된 그들의 공연은 그 또래에게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무언가가 있다. 음악이 멈추면 다시 동네의 흔한 학생이지만 말이다.

     

     

    가을방학
    메인 스테이지인 러빙포레스트가든(Loving Forest Garden)에서는 정바비(언니네 이발관, 줄리아 하트 등)와 계피(브로콜리 너마저, 우쿨렐레 피크닉 등)의 가을방학이 시작되었다. 보컬 계피의 불안한 라이브에 대한 걱정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안심으로 변했고, 복작복작한 스테이지 너머 한적한 구석 한켠에서 맥주를 마시며 느긋하게 감상했다. '속아도 꿈결', '동거', '취미는 사랑',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샛노랑과 새빨강 사이' ... 라이브로 들으니 좋았다. 낮술 탓이었을까. 담백한 보컬과 아련한 가사들을 곱씹으며 촬영을 잊고 한없이 늘어지고 있었다.

     

     

    랄라스윗
    메인 스테이지 러빙포레스트가든(Loving Forest Garden) 옆 카페 블로썸 하우스(Cafe Blossom House). 무대 세팅을 위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두개의 스테이지를 징검다리 방식으로 운영하여 대체로 놓치는 무대 없이 모두 즐길 수 있었다. 가을방학에 이은 랄라스윗(Lala Sweet) [보컬 & 기타 김현아, 건반 박별] 의 무대에는 초특급 실력파 세션들이 함께 했다. 바로 베이스의 김선일(데이브레이크), 기타의 이태욱(소란). 이렇게라도 보니 얼마나 반가웠던지-! 뷰민라의 취재를 앞두고 동선을 짜야했기 때문에 아티스트에 대한 예습과 복습이 필요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랄라스윗은 이름만 알고, 음악은 못 들어봤었던 수많은 인디 뮤지션 중 한 팀이었다. 뷰민라의 모든 출연 뮤지션들의 인기곡들을 랜덤으로 돌려 들으면서 랄라스윗은 내 귓가에 가장 확- 꽂혔었다. 그만큼 기대가 됐던 아티스트였다. MBC 대학가요제 은상수상 이력 같은 것보다 그녀들의 음악 자체에 대한 기대였다. 그녀들을 알게 된 것이 뷰민라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oso, 꽃 내리는 불면의 밤, 우린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 여름안에서(Cover), Blind eyes, GoodBye, 파란달이 뜨는 날에, 완벽한 순간 등의 곡을 들려줬는데, 특히 필청을 권하고 싶은 곡은 '우린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 '파란달이 뜨는 날에', 'GoodBye', 'Blind eyes'... 너무 많은가... 보컬 김현아의 가녀리고 애절한 음색에 한 편의 시와 같은 가사가 일품이다. 듣다보면 눈물이 핑- 돌 것 같다. 팀명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음악색깔을 보여준다. '찬란한 슬픔의 봄'같은 느낌을 표현한 것일까- 무대의 그녀들은 확실히 스윗 하지만 말이다.

     

     

    이한철
    수식어가 필요없는 이한철 등장!!! 비슷한 성격을 가진 여타의 페스티벌 라인업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비슷한 뮤지션들 사이에서 정말 놓칠 수 없는 그 분이 오셨다. 새 EP [작은 방] 의 수록곡들로 공연이 시작되었고 '사랑', '흘러간다', 늙은 남자의 심경을 담은 '올드 보이'와 못생긴 여자를 위한 곡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아마도 동명의 박민규 소설에서 착안한 것으로 추측됨.), 'It's Raining'에 이어 'Funk', 'Destiny', 'O' My Sole', '슈퍼스타'까지. 특히 슈퍼스타 떼창은 그야말로 가슴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빵빵 터지는 입담과 빵빵 터지는 선곡들로 2-30대 처녀들의 마음에 불을 지른 중년의 베테랑 뮤지션다운 무대였다. 특히, '피테라의 기적'에서 동병상련의 웃픔(웃기지만, 슬픈)까지... 게다가 음악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번뇌에 휩쌓인 뮤지션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아침 (Achime)
    밴드 아침(Achime) [보컬, 기타 권선욱, 드럼 김수열, 기타 김동현, 베이스 김정민, 키보드 김경주]을 보기위해 화이트 문 라운지(White Moon Lounge)의 어둠을 찾아 들어갔다. 아침은 지난 '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11' 에서 처음 맞닥들이고 충격과 공포 속으로 날 밀어넣었던, 이 시대에 좀처럼 보기 힘든 마력의 뮤지션들이다. 신실한 믿음의 팬들이 한 목소리로 떼창을 하고 딱딱 맞아떨어지는 율동을 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으며, 어느 새 함께 떼창과 율동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스테이지는 아침의 팬들이 99%일 것이다. 뭣 모르고 메인스테이지와 동떨어진 여기까지 찾아올 리가 없다. 보컬 권선욱이 하는 율동마다 모두 따라하는 팬들. 그런데 이런 팬심이 귀엽고, 나도 팬하고 싶어진다. 따라하기 부끄러운데 따라하면 신난다. 이 날 아침은 거짓말꽃, 불꽃 놀이, 맞은편 미래 등을 연주했다. 특히 좋아하는 02시 무지개, Pathetic Sight 에서 정신줄 놓고 떼창했다. 아! 완전 신나!

     

     

    페퍼톤스 (Peppertones)
    뷰민라와 가장 잘 어울리는 뮤지션을 꼽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페퍼톤스(Peppertones) [보컬&기타 신재평, 베이스 이장원]를 꼽지 않을까. 최근 4집 앨범 [Beginner's Luck]을 발표했으며, 이번 무대는 발매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이 앨범의 수록곡 위주의 공연이었다. 히트곡 위주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완전히 빗나가서 나는 혼자서 멘탈붕괴. 팬들은 참 부지런하기도 하지. 벌써 가사를 다 외워왔다. 자고로 오덕질은 돈, 시간, 노력이 필요하다 했으니...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New hippie generation'으로 시작하여 신곡인 '러브 앤 피스', '로보트', '바이킹', '비키니', '행운을 빌어요', '21세기의 어떤 날' 과 유희열 소품집에 들어있는 '여름날' 등을 연주했다. 이전의 페퍼톤스의 한 축이기도 했던 '객원보컬'은 없었다. 모든 노래를 보컬 신재평님이 불렀는데, 음이탈도 비음도 너무 좋았다. 음이탈 할때마다 우린 같은 인간이라고 느껴져서 더욱 좋다. 내 변태적 취향이라고 해도 괜찮다. 아무튼 대책없이 밝고 명랑한 인디계의 아이돌!(이라기엔 나이많지만!) 상큼하고 청량한 레몬에이드 같고, 신선한 유기농 야채같은 페퍼톤스를 누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특히 4집 수록곡인 '러브 앤 피스', '행운을 빌어요'를 추천한다.

     

     

    칵스 (The KOXX)
    페퍼톤스로 눈과 귀를 정화했으니 이제 칵스(The KOXX) [보컬 이현송, 신디사이저 Shaun, 베이스 박선빈, 드럼 신사론, 기타 이수륜]로 체력과 정신을 불태울 시간. 글렌체크(Glen Check) [보컬, 기타 김준원, 신시사이저, 일렉트로닉스 강혁준, 드럼 류전열]가 멜로디라인 위주의 여린 소년같은 감성을 자극하는 일렉트로닉 락을 선보인다면 칵스는 그야말로 치기어린 남자들의 마초적이고 락킹한 일렉트로닉 락을 보여준다. 특히 보컬 이현송의 탁월한 쇼맨쉽과 무대장악능력은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다. 죽자-죽자- 다 죽자고!!! 미친듯이 내달리는 폭주기관차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되겠다.

    뷰민라의 90% 이상 압도적 여성비율을 자랑하는 얌전해보이던 여성관객들도 이런 무대에 굶주렸었나 보다. 숨겨왔던 소녀팬들의 락스피릿을 깨운 칵스의 화이트 문 라운지(White Moon Lounge)는 금새 열기로 가득 찼다. 여러분들 오늘 쉬폰 원피스에 꽃무늬 머리띠하고 웨지힐 신고 오셨잖아요... 이러지마... 무서워... '12:00'로 시작된 칵스는 그렇게 관객들을 쉴 틈 없이 내몰았고, 너도 나도 칵스도 모두 다 신나서 그렇게 정신줄을 또 한번 놓고 말았다. 거기에 결정타를 날린 베이스 박선빈의 상의 탈의로 멘탈은 완전히 붕괴되었다.

     

     

    10cm
    10cm [보컬 & 젬베 권정열, 기타 & 코러스 윤철종]를 드디어 보게되는구나. 하지만 난 끝까지 볼 수 없는 지방녀...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로 예측가능했던 떼창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이어진 '코로나 Corona', 'Healing'과 중간 중간 토크쇼를 방불케 하는 권정열의 신들린 입담 덕분에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데이브레이크 보컬 이원석의 깜짝 등장과 소란 보컬 고영배와의 관계폭로 등 인디계에도 디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물론 진심으로 비난한 것은 아니였고 깨알같은 홍보멘트라는 것을 알기에 관객들도 그저 재밌게 웃을 수 있었다. 특히 패션왕 윤철종이 요즘 밴드 '소란'에 패션 스타일링을 전수하고 있다는 소식은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었다.

     

     


    어제보다 더 화창하다.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햇빛, 그래도 바람이 선선해서 나쁘지 않다. 지칠대로 지쳤지만 페스티벌 러버라면 역시 근성으로 노는거다! 다시 뷰민라로 향했다. 토요일에 비해 좀 약한 라인업이지 않나... 싶었는데, 왠걸- 기우에 불과했다. 뷰민라 무대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검증된 뮤지션이라는 것. 뷰민라 이틀째, 미처 알지 못했던 보석같은 뮤지션을 발견하기도 했으며, 초반부터 첫날 못지않은 관객과 뮤지션들의 열기로 다시 한번 가득 채워졌다. 아람누리 곳곳에서 들리던 하바드(Harvard)의 'A Chance Meeting'와 정말 잘 어울리던 공연장, 날씨, 그리고 뷰민라-

     

     

     

     

     

    2012. 4. 29 Sun 관람순서


    14:25~15:05 러빙 포레스트 가든 - 존 박(John Park)
    15:10~15:45 카페 블로썸 하우스 - 스탠딩에그(Standing Egg)
    15:50~16:30 화이트 문 라운지 - 망각화
    15:50~16:40 러빙 포레스트 가든 - 원 모어 찬스(One More Chance)
    17:30~18:20 러빙 포레스트 가든 - 몽니(Monni)
    18:25~19:10 카페 블로썸 하우스 - 소란(SORAN)
    18:30~19:20 화이트 문 라운지 - 안녕바다
    19:15~20:05 러빙 포레스트 가든 - 뜨거운 감자
    20:00~20:50 화이트 문 라운지 - 로로스(LORO'S)
    20:10~20:55 카페 블로썸 하우스 - 윤영배
    21:00~22:00 러빙 포레스트 가든 - 에피톤 프로젝트(Epiton Project)

     


    존 박 (John Park)
    평소에 티비를 잘 안보기 때문에 당연히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안본다. 그래도 존 박(John Park)은 좋아한다. 훈남이니까. 나만 그런 건 아니였다. 관객석은 대포여신, 골드미스, 줌마부대가 점령! 왕자님 포스와 샤방한 꽃미소를 날려주시며 누님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Man in the Mirror' 로 시작된 무대는 굿데이, 이게 아닌데, Gravity, falling, Sunday Morning 으로 이어졌고 뷰민라에선 흔치않은 앵콜곡으로 '빗속에서'까지 들을 수 있었다.

     

     

    스탠딩 에그 (Standing Egg)
    최근 부산 단독콘서트에 다녀온 이후, 더욱 더 팬이 되어버린 스탠딩에그(Standing Egg) [멤버 EGG 1호, EGG 2호, EGG 3호]. 콘서트 이후 종종 음원으로 들어도 좋았고, 이렇게 라이브로 다시 들으니 더 좋았다. 어쿠스틱 프로젝트 밴드의 형식으로 대부분의 곡이 객원보컬로 구성되어있다. '넌 이별 난 아직', '앓이', '휴식' 등 대중가요 같은 느낌이 있는 곡 위주로 기존의 팬과 처음 접하는 관객들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무대였다. 객원보컬인 윈디(Windy), 이예슬의 라이브 또한 안정적이어서 음원으로 듣는 느낌. 게다가 야외에서 들으니 좀 더 감성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답답한 공연장보다 탁 트인 야외 페스티벌을 선호하는 태생적인 취향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망각화
    실내 공연장인 화이트 문 라운지(White Moon Lounge)에서는 망각화 [보컬 & 기타 양주영, 베이스 오윤호, 드럼 이상곤, 기타 김재익]의 무대가 시작됐다. 춤추는 삶, April 등의 곡으로 뛰어난 라이브의 명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올해 초 DMA 탐음매니아상 수상자로 처음 알게 되었으나, 8년 이상 활동해 온 잔뼈가 굵은 뮤지션이었다. 여러 매체에서 라이브가 공개된 후 팬들의 지지를 받고있으며, 특히 기타 위주의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원모어찬스 (One More Chance)
    박원의 '원'과 정지찬의 '찬', 원 모어 찬스(One More Chance) [기타 정지찬, 보컬 & 기타 박원] 는 뭣 모르고 메인 스테이지에 발 들였다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 든 무대였다. ‘나가수’의 음악감독이며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8회 대상 정지찬과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19회 대상 박원. 나는 왜 이들을 모르고 있었을까. 펑키한 락도, 자극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도 아니지만 이렇게 열광한 것이 얼마만이던지! 이런 무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관객과 뮤지션이 대동단결한 정말 즐겁고 신나는 공연이었다. 박원도 신나서 신발을 벗어던졌는데 도라에*양말... 깨알같은 귀여움까지... 하지만 박원의 가창력은 정말 그의 몸 만큼이나 좋았다. 뷰민라에서 만난 미친 성대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 정지찬은 '나가수'보다 가슴 떨리는 일을 하기 위해 앨범 준비에 몰두하겠다고 하셨으니 다음 앨범을 기대하고 기다려야겠다. 럭셔리버스, 카페에 앉아, 널 생각해, Rolling in the deep+시간을 거슬러, King ot the kick, Like a wonder, 자유인까지. 특히 마지막 곡에서 왠지 모를 가슴벅찬 감동을 느꼈다.

     

     

     

    몽니 (Monni)
    밴드 서바이벌 탑밴드 Top Band 시즌 2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시즌 1이 신인급 밴드의 등용문이었다면 시즌 2는 이미 실력파밴드로 인정받고 있는 뮤지션들의 대거 출연소식으로 국내음악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중에서도 칵스, 데이브레이크, 와이낫, 피터팬컴플렉스, 피아, 네미시스... 그리고 몽니의 합류까지 알려지면서 더더욱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밴드계의 이종격투기, 나는 밴드다!, 오디션이야, 록페스티벌이야?, 최강라인업... 반박할 여지가 없는 탑밴드시즌2 보도자료 기사들이다.

    그 중에서도 몽니(Monni) [보컬 김신의, 베이스 이인경, 드럼 정훈태, 기타 공태우]는 극강의 라이브실력을 가진 국내 락페스티벌 단골뮤지션! 특히 보컬 김신의의 '나쁜 남자'포스와 절절하고 감성적인 곡이 의외의 묘한 조화를 이룬다. 남녀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곡들로 시작! 그대와 함께, 소년이 어른이 되어, 일기, 언제까지 내 맘속에서, This love, band music, 더는 사랑노래 못 쓰겠다. 까지- 파워풀하고 호소력 짙은 보컬과 한편의 시 같은 가사. 국내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색깔이다. 시작부터 뜨거웠는데 갈수록 고조되는 분위기, 한 목소리로 떼창하고, 열광하는 관객들을 보며 '라이브 갑' 몽니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소란 (SORAN)
    이제 들뜬 마음 가라앉혀야 할 시간, 소란(SORAN) [보컬 고영배, 베이스 서면호, 드럼 편유일, 기타 이태욱]의 순서다. 소란의 날로 업그레이드 되는 외모와 패션감각에 놀라울 따름이다. 그쪽 물 먹으면 그런건가... 아니면 10cm의 패션왕 윤철종 스타일링 효과!? 여심을 사로잡기 위해 남성관객을 핍박하며, 끝없이 연애 제일주의, 여친찬양을 외치는 그들. 그러지마요... 자꾸 마음이 불편해진다. '살빼지마요'를 듣는 내내, 내 몸의 현실을 나도아는데, 빼지 말라고 하는 남친 같아서 기분이 막 좋진 않았다. 차라리 빼라고 해줘... 홍대 이병헌이라 불리며 신내린 입담을 과시하는 보컬 고영배는 여지없는 멘트들로 관객들을 한번 더 즐겁게 했다.

     

     

    안녕바다
    최근 2집 발매와 DMA 탐음매니아상 수상자로 알게 된 안녕바다 [보컬 & 기타 나무, 베이스 명제, 드럼 준혁, 키보드 대현]. 소란보다 안녕바다가 더 내 취향일거라는 지인의 추천으로 그렇게 처음 안녕바다의 공연을 보게되었다. 펑키하고 싸이키델릭하면서 섬세한 보컬, 군더더기 없는 표현력이 매력적이었다. 눈물바다, 별빛이 내린다, 내맘이 말을 해, 야광별, 전화할게, 악마, Never Stop, 화끈한 밤이야, 바보버스까지. 확실히 어린시절의 내 취향이었다. 하지만 이제 스탠딩을 즐기기엔 무릎이 너무 아프다. 5살만 어렸어도...

     

     

    뜨거운 감자
    뜨거운 감자[보컬 & 가터 김C, 베이스 고범준, 세션 기타 조정치]의 프론트맨 김C의 등장! 날이 저물면서 불어오는 선선한 봄바람만큼이나 행복한 시간을 선사했다.조근조근한 말투로 '여기 모인 관객들은 한심한 2-30대들'이라고 해서 한번 웃펐고, '본인은 추잡한 40대가 되었다.'고 해서 두번 웃펐다. 그렇게 시작된 '청춘', '봄바람 따라간 여인', '고백'... 뜨거운 감자의 곡은 별로 아는 곡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묘하게 다 따라부를 수 있어서 내심 놀랬다.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생활속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었던 뜨거운 감자였던 것이다. 한곡 한곡이 끝날때마다 '땡-큐!'라며 특유의 인사를 건냈다. 무대 위의 김C는 뮤지션 그 자체였다. 진심으로 행복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로로스 (Loro"s)
    그랜드민트페스티벌 때 놓쳤던 로로스 Loro's [보컬 & 키보드 도재명, 첼로 & 신서사이저 & 보컬 제인, 베이스 김석, 기타 최종민, 드럼 복남규, 기타 진실] 를 드디어 만났다. 포스트락 슈게이징 밴드로 마치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음악을 만들어낸다. 멤버 한명 한명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광경은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현실감이 없달까. 살다살다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의 밴드를 본 게 처음이었다. 특히 드러머의 몸짓을 잊을 수 없다. Doremi, I Say, Dream 등의 곡을 연주했으며, 몽환적이고 투명한 로로스의 음색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아름다운 밴드의 아름다운 음악, 이번 뷰민라에서 찾아낸 보석같은 뮤지션이다.

     

     

    윤영배
    제5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동상 수상자이며 지난 해 <이발사>, 올해 <좀 웃긴> 두장의 EP를 낸 윤영배의 무대였다. 장필순, 조동익, 이한철 등의 뮤지션과 영화 새드무비 등 꾸준하게 음악작업을 해 온 땅과 같은 뮤지션. 오랜 시간 공을 들이며 만들어낸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는 그의 음악은 가을볕을 닮아 있다. 한 편의 수필과 같은 가사들을 조근조근 읖조리며 가끔씩 씨익- 웃을 때마다 아이의 천진함이 보인다. 세션으로 참여한 기타 이상순(베란다 프로젝트), 키보드 이규호까지 오랜만에 무대에서 볼 수 있었으며, 제주생활이 행복하신듯 연신 제주도에 놀러오라고 했다. 아- 가고싶다. 제주! 그리고 그 곳에서 자연인 윤영배와 따뜻한 차 한 잔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에피톤 프로젝트 (Epiton Project)
    마지막을 장식한 에피톤 프로젝트 Epiton Project [보컬 & 키보드 & 작곡 차세정]. 너무 오랜 시간 기다렸다. 뷰민라의 안경남 투톱, 페퍼톤스의 신재평, 그리고 차세정. 안경남의 표준을 보여주신다. 섬세한 키보드 선율과 따뜻한 목소리에 녹아들고... 고백, 해열제, 이화동, 유채꽃... 좋아하는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는 비록 못들었지만, 뷰민라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적절했다.

     


    아련한 추억 하나 만들고 곱씹기 좋았던 시간. 이틀동안 눈과 귀가 행복했던, 봄날의 감성충전 페스티벌, 뷰민라. 아기자기한 페스티벌 규모도, 소풍나온 마음으로 즐기던 관객들도, 깔끔한 행사 진행의 민트페이퍼도 좋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해주신 아티스트들께 감사의 인사를!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2012.05.14

    글. 사진 햇빛윤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2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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